[프로축구] 성남-수원 "챔프 가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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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아시안컵 축구의 암울한 분위기를 말끔히 씻어버린 화끈한 골잔치였다.

20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준결승 두 게임에서는 모두 11골이 터지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이 결승에 올라 22일 오후 3시 패권을 다툰다.

정규리그 2위 성남은 후반 8분간 세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1위 안양 LG에 4 - 3 역전승을 거뒀고 수원 삼성은 전남 드래곤즈와 2 - 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 - 2로 이겼다.

◇ 성남 - 안양

포스트시즌의 전초전 성격으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은 쪽은 안양. 최용수.왕정현을 투톱에 세운 안양은 전반 9분 김성재의 센터링을 받은 왕정현이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발리슛, 선제골을 뽑았다.

안양은 전반 16분 이상윤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7분 '프리킥의 달인' 안드레가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직접 감아차 왼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안양은 후반 투입된 정광민이 후반 26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호쾌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성남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2분 후인 후반 28분 황연석의 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이상윤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넣어 2 - 3으로 따라붙었다.

기세가 오른 성남은 후반 31분 문삼진의 25m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5분 뒤 김현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또다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 수원 - 전남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 - 7로 대패한 앙갚음을 하려는 전남과 부천 SK에 골득실에서 밀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한을 풀려는 수원간의 경기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눈터지는 계가 싸움' 같았다.

아디다스컵 첫 경기 등 최근 두 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렸던 수원은 이날 막강한 화력이 약간 주춤한 반면 전남은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1골(28골) 정도를 터뜨렸던 골 부족에서 벗어나 경기 내내 활발한 공격을 펼치며 수원을 괴롭혔다.

전남의 '캐넌 슈터' 노상래와 송정현에게 한골씩을 내주며 종료 직전까지 1 - 2로 뒤지던 수원을 패배에서 구해낸 건 '개구쟁이' 데니스였다.

후반 44분 전남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데니스는 엔드라인까지 파고들며 전남 수비수를 제친 후 낮게 깔리는 센터링을 날렸고 이를 뛰어들던 서정원이 오른발로 가볍게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준봉.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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