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매장 여직원 스카우트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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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 의류업계에 판매 여직원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밀리오레.지오플레이스 등 대형 의류 매장이 생기면서 여직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나 인력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구인난 심각〓서면 대현지하상가에서 숙녀복을 판매하는 휘가로는 한달 전부터 '판매 여직원 구함' 이라는 구인 안내문을 붙여놓았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직원 5명이 필요한데 1개월 동안 1명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대현상가 휘가로 윤경수(尹景壽.44)사장은 "2~3년 전에는 구인 안내문을 1주일 만 붙여놓아도 구직자들이 몰려왔는데 이제는 판매직원 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며 "직원이 모자라 손님을 놓칠 때가 많다" 고 말했다.

대현지하상가에서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메이커 라일락도 수시로 빠져 나가는 사원들을 붙잡느라 애를 먹고있다.

라일락 박동호(朴東浩.52)부장은 "판매 사원은 고교 졸업생이 가장 무난하지만 여상 학생들도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는 추세여서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 며 "들어왔다가도 수시로 빠져나간다" 고 털어놨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에도 층마다 게시판에 '같이 일할 막내 구함' '힘센 아르바이트생 환영' 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롯데백화점 홍보팀 박수진(朴秀鎭.28)씨는 "수석 판매원은 잘 바뀌지 않지만 그 밑에 있는 직원과 판매 보조원은 자주 직장을 떠나기 때문에 수시로 판매사원을 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인건비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까지 4~5년 경력 판매직원이 월 1백만원을 받으나 요즘 1백20만원 선으로 올랐다. 아르바이트도 시간당 2천2백~2천3백원에서 2천5백~2천7백원으로 인상됐다.

◇ 판매사원 수요 폭발〓네오스포.지오플레이스.부산디자이너클럽.밀리오레 부산점.플러스 플러스 등 초대형 의류상가들이 지난 2월부터 9월초까지 줄줄이 문을 열었다.

이들 의류상가의 점포는 1만여 개. 이들 점포에서 최소한 1만명의 판매사원이 필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 의류상가는 문을 열면서 주로 지하상가.백화점 등에서 인력을 빼갔다.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한 업계의 대응도 다양하다. 지오플레이스는 인력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쪽과 직원을 찾는 매장 업주측의 신청서를 수시로 받아 조건이 맞는 쪽을 연결해준다.

의류업계에서는 젊은층을 구하기 어렵자 과거 경험이 있던 주부 사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마당에 직원을 구하기 위해 무조건 임금을 올려줄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이래 저래 어렵다" 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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