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가 국격 실추시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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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문제가 국격을 실추시키고 있습니다.”(청와대 수석들)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SAT 문제지 유출 사건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회의에서도 이슈가 됐다. 그러나 진 수석은 뾰족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하루 종일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학원 관리·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교과부 관계자는 “부정행위를 한 학원 강사는 3~5년간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강사 윤리 강령을 만들어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식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SATⅠ)는 세계에서 연간 300만 명 정도가 응시한다. 1년에 4~5회 시험을 치른다. 대원외고 등 유학반이 있는 외고에서는 11년 전부터 학생들이 매년 SAT를 치러왔다. 현재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국내 고교생은 연간 1000명 정도다. 학생들은 대부분 여러 번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국내 SAT 응시자는 연인원 3000명 이상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여기에 SATⅡ 시험 과목은 영어·역사·수학·과학·외국어 등 20여 개에 달한다. 응시료는 기본 45달러에 과목별로 20달러씩(한 번에 최대 3과목 응시 가능)이 추가돼 최대 105달러(약 12만750원, 미화 1달러=1150원 기준)가 든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국내 SAT 응시료 시장 규모는 연간 3억6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대부분 월 150만원 이상(3주 속성은 1000만원)의 고액 학원에 다녀 관련 시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SAT 시험 방식이 부정행위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SAT 시험지가 시험일 1주일 전에 도착한다. 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의 교사가 시험 감독을 맡기도 한다. 토플이 컴퓨터시험(Computer Based Test) 방식으로 바뀐 것과는 달리 SAT는 종이 시험지로 본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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