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마지막 기생’ 인터넷 만화 인기 폭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주의 마지막 권번(券番) 출신인 허산옥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권번은 일제강점기 노래·춤을 가르쳐 기생을 양성하고 그들의 요정 출입을 지휘하던 일종의 연예인 조합이었다.

25일 전주시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매주 월·금요일 ‘오늘의 웹툰’에 ‘권번 기생의 비밀’이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만화의 주인공은 남전 허산옥(1926~93·여)이다. 그녀는 전주지역 최초의 요정으로 이름을 날리던 ‘행원’의 주인이자 여류 화가로 격동의 삶을 살다 간 여인이다.

남전은 16세에 권번에 들어갔지만 곧바로 나왔다. 이 후 전주 풍남문 주변에 ‘행원’을 차려 운영하면서, 문인화가로서의 숨겨진 끼와 재능을 활짝 꽃피웠다. 당대 최고봉으로 치던 의재 허백련 선생과 강암 송성용 선생으로부터 그림과 글씨 등을 사사 받았다. 특히 사군자에 몰두해 국전에 무려 15회나 입상하고,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녀는 또 불우한 이웃과 학생들을 돕는 후원자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주로 국악인들을 많이 지원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의 공부를 소리소문 없이 돕는 데 앞장섰다.

만화 ‘권번 기생의 비밀’은 만화가 조원행씨(52)씨가 그린다. 전체 20회로 예정돼 있으며, 연재를 마치는 4월에는 영문판으로 각색해 해외 웹사이트에도 소개할 예정이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