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싸졌어요] 햇고구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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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군고구마가 생각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시장에는 요즘 햇고구마가 어느 때보다 싼 값에 나오고 있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최근 15㎏ 특품 한 상자가 도매로 1만2천5백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저장고구마의 끝물이 지난 7월 3만7천7백90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60% 이상 싸졌다.

지난 5년 동안의 평균치인 표준가격 1만5천6백원에 비해서도 20% 가까이 싸다.

한화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는 흙이 묻은 상태의 고구마를 1㎏에 1천8백90원에 판다. 롯데 마그넷은 1천9백70원으로 다소 비싸다. 신세계 이마트는 물로 씻은 것을 2천~2천5백원에 팔고 있다.

물로 씻은 고구마는 흠이 없는 것을 고르기가 쉽고 붉은 색이 뚜렷해 상품성이 좋아보이는 반면 값이 비싼 편이다.

고구마가 제철을 앞두고 공급이 늘면서 값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최근 시세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싸다. 예전과 달리 고구마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세가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농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산지 출하가 앞당겨져 시장에 쏟아지는 물량이 20% 이상 늘고 있는 것도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의 노광석 조사분석팀장은 "앞으로 추위가 다가오면서 고구마 값이 소폭 오를 가능성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소비성향이 바뀐 탓에 지금의 시세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고구마는 9월말 수확이 끝나 저장에 들어간다. 고구마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전남 해남과 경기도 여주 지역으로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해남 고구마는 통상 물고구마라고 부르는 재래종이며, 여주산은 밤고구마 신품종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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