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사망원인 납중독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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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악성(樂聖)' 베토벤이 납중독에 따른 폐렴으로 숨졌다는 가설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건강연구소는 17일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얼굴)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인의 1백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4년간 성분분석과 입자가속기를 사용한 X-선 촬영 등으로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분석한 윌리엄 월시 수석연구원은 "분석대상이 된 머리카락 여덟가닥 모두에서 정상치보다 훨씬 많은 납이 검출됐다" 며 "젊은 시절부터 베토벤을 괴롭힌 조울증과 복통은 모두 납중독 증상" 이라고 말했다.

이번 모발분석으로 베토벤의 사망 원인이 매독이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낮아졌다. 베토벤이 살았던 19세기 초반엔 매독 치료에 수은을 사용했으나 베토벤의 모발에서 수은과 진통제 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시 연구원은 또 "청각장애 역시 납중독으로 초래될 수 있는 증상이기는 하나 베토벤의 말년에 나타난 청력상실이 납중독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이 어떤 연유로 납중독에 걸렸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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