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긍호 마임 '4-59번지' 동숭아트센터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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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마임 관객들은 종종 "무슨 내용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는 말을 한다.

일반 연극이 대사를 통해 사실적으로 줄거리를 이끌어가는데 반해 마임은 음악과 조명을 제외하곤 배우들의 몸짓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임 만큼 관객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장르도 없다. 관객은 자신의 심리상태와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배우들의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한다.

때론 배우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익살스런 몸짓에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철학적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호모루덴스(유희의 인간)남긍호 컴퍼니의 '4-59번지' 는 이런 면에서 재미와 철학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쓰레기통에 사는 두 사나이가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자동차여행.비행기여행.달나라까지…. 결국 자신들이 살고 있던 도시의 지저분한 쓰레기통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는 이야기. 지난달 서울연극제 때는 '마음속으로…마임속으로…' 라는 제목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연출자 남긍호씨는 작품속에 연극의 극적 요소와 무용의 화려함, 곡예를 연상시키는 스펙터클한 움직임 등을 담아내 재미를 더했다.

주인공 남긍호.장성익씨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외로움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18~2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오후 7시30분, 금.토 4시30분 추가, 일.공휴일 3시.6시. 월 쉼. 02-764-8760.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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