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부문 대상 윤진섭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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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마치 애인을 만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근 제5회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술평론가 윤진섭(44.호남대 미술학과)교수는 "기획의 개요를 잡고 주제를 설정한 뒤 작가를 섭외하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기 때문" 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인 '한일현대미술의 단면전' 의 의미는.

"광주비엔날레 같은 기회가 아니라면 좀처럼 빛을 보기 힘든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특히 일본 미술관과 화랑에 소장된 일본 모노하(物派)의 대표작들을 소개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박사학위 논문 주제였던 '한국 모더니즘 미술연구' 와 직결되는 내용이라 개인적으로도 하고 싶던 전시였다. "

- 전시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철저한 준비와 자료분석, 아이디어 개발 등이다. 전시는 말없는 전쟁과 같다. 작가만큼 다루기 힘든 대상도 없다. 그들의 작업이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기획자는 주제를 잡고 자료를 뽑아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다. "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국제전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과 서구미술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노력하고 싶다. 지금 국내 미술계는 지나치게 설치나 영상 위주로 가고 있다. 순수한 회화나 조각 전시를 통해 우리 미술의 독자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싶다. "

충남 천안 출신인 尹교수는 홍익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웨스턴시드니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한국 현대미술의 쟁점과 현장' 등 5권의 저서가 있다. 1, 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를 역임하는 등 그동안 50여회의 국내외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 겸 평론분과위원장, 계간 '미술평단' 주간 등을 겸하고 있다.

글=조현욱,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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