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해씨 TV드라마서 기녀역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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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기생은 몸 파는 여자가 아니라 시대를 잘못 만난 예술가였죠. "

서편제의 '송화' , 태백산맥의 '소화' 를 통해 나름의 이미지를 구축했던 오정해가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다.

18일부터 방영하는 KBS2 특집기획 드라마 '천둥소리' (수.목 밤9시50분)에서 기생 이매창 역을 맡았다.사별한 동생 허난설헌과 닮았다는 이유로 허균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인이다.

"캐스팅된 후 서점엘 들렀어요. " 허난설헌과 이매창에 관한 인물연구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매창과 허난설헌의 시를 읽었죠. 타고난 재능과 내면적인 꿈을 누르고 사는 여성의 모습, 두 사람이 정말 닮았더라고요. " 특히 이매창은 시와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판소리도 하고, 가야금도 직접 연주할 생각이에요. " 이매창의 이미지를 어떻게 그릴지 묻자 대뜸 한복 이야기를 꺼낸다.

"한복을 입으면 내면의 모습이 고스란히 표출되죠. 하지만 이매창은 한복을 입고도 자신의 내면을 삼키는 여인입니다.

허균을 사랑하지만 죽을 때까지 단 한번의 잠자리도 갖지 않아요. " 그래서 중국 배우 공리를 아주 좋아한다.현대적인 의상을 입어도 중국적인 이미지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첫 드라마 출연 소감은 어떨까. "영화와는 많이 달라요. 몇달간 한 작품을 같이 하면서 인간적인 정이 드는게 영화 작업이죠. 그런데 TV 드라마는 스케줄이 빡빡해요. 촬영이 끝나면 각자 일들로 바쁘죠. "

영화와 TV 드라마를 굳이 가릴 생각은 없다고 한다."지금도 영화 출연 섭외는 자주 들어와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

'오정해의 변신' 같은 제안을 많이 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어떤 역할이든 제 마음에 들어야 배역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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