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운지] 12월 문 여는 중국문화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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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부담없이 들러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집트와 프랑스, 몰타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중국문화원이 12월 28일 서울에서 문을 연다. 개관 준비에 바쁜 주잉제(朱英杰.48)원장은 짝수 해인 올해 짝수 달, 짝수 날을 길한 날로 생각해 개관일로 잡았다며 웃었다.

경복궁 건너편의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옆에 자리하는 중국문화원은 지상 6층에 지하 1층의 빌딩으로 연건평 570평 규모. 지하 1층엔 객석 98석의 소극장, 4층엔 1만5000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들어선다. 또 3층 강의실에선 중국어와 중국 요리, 중국 의술, 서예와 회화 등을 가르친다. 주 원장은"교재료만 빼고 모든 강의는 공짜"라고 말했다. 강사는 대부분 중국에서 초청할 예정. "벌써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지난 2월 10일 인터넷 홈페이지(www.cccseoul.org)를 개통한 결과 이제까지 10만여명이 다녀갔습니다. 한국의 대학생.가정주부.공무원 등 100명이 이 홈페이지의 명예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 원장은 한국어가 유창하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조선족 친구가 많았다. 특히 음악에 소질이 있던 그에게 호른을 가르쳐 준 이가 헤이룽장성 교향악단의 호른 주자였던 조선족 김농배씨. 그는 이 인연으로 선양(瀋陽) 음대에 입학했고 졸업 후엔 북한의 평양무용음악대학으로 유학갔었다. 당시만 해도 북한의 서양음악 연주가 중국을 앞서 있었다고 한다.

또 마침 그곳에 '조선음악사'를 배우러 유학온 중국 여학생과 결혼했다. "한반도는 제게 제2의 고향"이라는 그의 말이 실감난다. "아무쪼록 주한 중국문화원이 한.중 우호를 촉진시키는 교류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해 6월 중국문화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돼 1년6개월가량 개관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주 원장의 소망이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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