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친정 나들이’ 사서 하는 임창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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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임창용(34)과 이혜천(31)은 지난 12일 일본 고치현에서 진행 중인 한국프로야구 SK의 전지훈련 캠프에 들어갔다. 소프트뱅크 이범호(29)는 20일부터 두산의 미야자키 캠프에 참가해 합동 훈련 중이다.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박찬호(37·전 필라델피아)는 24일부터 미국 하와이의 한화 캠프에 합류한다.

해외파 선수들이 매년 1월 한국 프로야구단의 해외 전훈 캠프를 찾는 모습은 최근 몇 년간 낯익은 풍경이 됐다. 이들이 겨울마다 ‘친정’을 찾는 이유는 뭘까. 2년간 일본에서 뛰며 성공 신화를 쓴 임창용(지난해 5승4패 28세이브·평균자책점 2.05)은 “일본 전훈 시작일인 2월 1일이 되면 선수들의 몸 상태는 완벽하다. 바로 청백전 등의 연습게임을 치러도 괜찮을 정도”라며 일본 선수들의 준비 자세에 무척 놀라워했다. 일본 캠프의 압박과 긴장을 넘어서기 위해선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 캠프에 합류하면 팀 전훈 시작에 앞서 20일가량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고, 혼자서 하는 훈련보다 효과도 높다.

임창용에겐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그는 1995년 해태에 입단했을 때 당시 2군 사령탑이었던 김성근(SK) 감독으로부터 호된 훈련을 받았다. 임창용은 “생각해 보면 김 감독님과 함께했던 95∼96년에 몸 상태가 최고였다”고 말한다. 김 감독의 개인 지도와 함께 악명 높은 SK의 지옥훈련까지 감내해 올 시즌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각오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2월 중순부터 미국 동부의 플로리다나 서부의 애리조나 등지에서 진행된다. 박찬호 역시 팀 전훈 때까지 개인 훈련 대신 한국팀의 캠프를 택했다. 3주 이상 시간을 앞당겨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특수 상황도 겹쳤다. FA 시장에 나와 있는 그는 아직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다. 무작정 팀을 기다리기보다 일단 훈련부터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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