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말로만 가로등 격등제…춘천 애막골~후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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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0일 새벽 5시. 춘천시 석사동 교차로에서 애막골 LG마트 앞을 지나 후평동으로 가는 왕복 4차선 도로 양쪽 가로등은 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가로등을 격등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춘천시의 주장과 달리 고장난 1개 외에 모든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이 도로는 자정을 넘어서면 차량 통행이 거의 없지만 가로등은 밤새워 켜져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 시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가로등 격등제 운영. 그러나 춘천시내 상당수 도로에서 가로등 격등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9일 오후 11시 신사우동 춘천농고앞~육림공원간 왕복 4차선 도로 1.5㎞ 구간 도로 양쪽의 모든 가로등이 켜져 있다.

이 도로는 오후 10시가 넘으면 자동차 운행이 뜸하다.

인근의 신매대교 가로등도 대낮같이 밝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소양2교에서 근화동 청와아파트 앞에 이르는 2.5㎞의 6차선 호반순환도로, 9호 광장에서 후평동 지적공사에 이르는 4차선 도로, 남부교차로에서 효자로터리까지의 4차선 도로, 퇴계3, 4지구 주공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서 국도 접속구간까지 1.5㎞ 정도의 6차선 도로 등 춘천시내 상당지역의 가로등이 격등제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가로수가 우거진 도심지 도로 이외에 퇴계3, 4지구와 애막골 등 신흥 주택가 인근 도로는 미등을 켜고도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을 정도 가로등 불빛이 밝다.

최모씨는 "신흥 주택가 도로의 경우 밤에 다니는 주민도 적은데 모든 가로등이 켜있는 등 너무 밝다" 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격등제가 지켜져야 한다" 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도로 사정에 따라 일부 구간의 가로등은 자정 이후 격등제로 운영하고 있다" 며 "격등제로 적용하는 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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