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채널 2부작 특집… 할리우드 1백년 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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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탤런트 홍석천의 '커밍아웃'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행위)으로 동성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모임이 결성되는 등 사회적 반향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10여년 전에만 해도 짐작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우리뿐 아니다.우리보다 훨씬 성에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되는 미국에서도 동성애가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되기까진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다큐.시사 전문 케이블 방송인 Q채널(CH25)이 홍석천씨 '사건' 을 계기로 할리우드 영화에 나타난 동성애의 역사를 되짚는 특집 프로를 준비했다.

오는 6일과 13일 2부작으로 방영되는 '필름 속의 동성애' (밤 12시)가 그것이다.영화라는 가장 대중적인 예술장르를 통해 동성애를 바라보는 미국사회의 변모된 양상을 집약해 소개한다.

프로그램의 원작은 영화 평론가 비토 루스가 쓴 동명의 저서. 지난 1백년 동안 할리우드를 거쳐간 수많은 영화를 예로 들며 동성애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아메리칸 뷰티' 처럼 지금은 동성애가 영화의 흐름을 지탱하는 요소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으나 영화 초기에만 해도 그런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영화사 초기에 동성애는 단지 웃음을 터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할라우드가 설정한 최초의 게이 이미지는 이른바 '시시(sissy)' . 제작자들은 남자답지도 않고 그렇다고 여자도 아닌 시시를 통해 동성애를 우스꽝스런 것으로 묘사했다.

심지어 1930년대 할리우드는 도덕적으로 어긋난 장면을 금지하는 헤이스 규약을 만들었을 정도. 영화의 저속한 장면에 반대한 가톨릭계의 압력에 백기를 들고 입을 벌리고 하는 키스.음탕한 성행위 등을 찍을 수 없었다.동성애 장면이 엄격하게 제한된 것은 물론이다.

그만큼 미국사회에서도 동성애가 큰 거부감 없이 수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것이다.

프로그램에선 게이관계인 두 정신병자의 얘기를 그린 앨프리드 히치콕의 '밧줄(Rope)' 등 초창기 작품부터 1990년대의 '원초적 본능' '필라델피아' 까지 수많은 영화장면과 제작자.배우들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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