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살리고 보자" 전임원 사재 담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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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한통운(사장 곽영욱)의 임원 전원과 노조위원장이 개인 재산을 걸고 회사의 채무 보증을 서는 등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유한회사도 아닌 대규모 주식회사의 임원들이 이례적으로 회사의 채무보증까지 선 것은 숨가쁘게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을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돌아오는 4백억원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임원들은 모 사단법인이 2백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사들이겠다고 하자 회사 자산을 담보로 세우는 것은 물론 郭사장 등 17명의 임원이 지난달말 '회사가 돈을 못 갚으면 개인 재산이라도 털어 갚겠다' 는 각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김학련 노조위원장도 "종업원을 대표해 자신도 위험을 함께 부담하겠다" 며 보증을 자청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동아건설의 계열사인 대한통운은 동아건설에 대한 7천억원대의 채무보증 등으로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AA)에서 투기등급(BB+)으로 낮아져 신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郭사장은 "회사를 위해 개인 재산을 내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임원은 물론 노조위원장까지 흔쾌히 동참해 가슴이 뭉클했다" 며 "임직원의 뜻을 받들어 회사 정상화에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보증각서에 서명한 한 임원은 "일단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렵게 아내를 설득했다" 며 "2년째 봉급 동결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이 똘똘 뭉친 만큼 회사가 위기를 극복해낼 것" 이라고 말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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