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실세…김경희 경공업 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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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 경제의 실세 중 실세다.

무엇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동생으로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데다 지난 87년부터 노동당 경공업부장을 맡아 실무능력까지 검증받은 경제통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공개활동을 극도로 꺼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추모행사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그녀는 25세 때인 71년 여성동맹 임원을 시작으로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국제감각과 행정능력을 쌓았다.

경공업부장을 지내면서 노동당의 경제정책에 깊숙이 관여했고, 특히 93년 12월부터 4년간은 노동당 경제정책 검열부장을 맡아 북한 경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특별임무' 도 수행했다.

지난 97년에는 경제.대외무역 부문의 부조리에 칼을 들이대 대대적인 숙청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해 9월 ▶서관희 농업담당 비서▶이병서 은별무역회사 총사장 등 고위간부 10여명이 '부정축재와 반당.반혁명 혐의' 로 총살당한 것도 金부장의 작품인 것으로 관계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金위원장과 남편인 장성택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뒷받침' 이 있었다.

金부장과 김일성종합대학 동기.동창인 장성택 부부장은 김일성 주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절부터 끈질긴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金부장은 현재 당중앙위원과 최고인민회의(국회)대의원을 맡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3남2녀를 두었다. 정일.경희 남매만 본처(김정숙.49년 사망)가 낳았고 경진.평일.영일 등은 후처(김성애) 소생들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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