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태권도] 김경훈 '매운 발' 태권 한국 자존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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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경훈(25.에스원)이 태권도 남자 80㎏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경훈은 30일 벌어진 대니얼 트랜든(호주)과의 결승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으며 6 - 2로 승리, 한국에 여덟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태권도는 출전한 남녀 4체급에서 금3.은1개를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처음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성공적으로 경기 일정을 마쳤다.

싱거운 승리였다.김경훈의 거듭되는 선제 공격에 트랜든은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도 못했다.

2회전까지 5 - 1로 크게 앞선 김은 3회전 들어 화려한 마무리를 의식한 듯 발들어 찍기.돌려차기 등으로 결정적인 한방을 노렸으나 잔뜩 몸을 사린 트랜든을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대신 2회 1분쯤 강력한 왼발 옆차기를 트랜든의 명치에 명중시켜 한차례 다운시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3회전에 경고 누적으로 한 점을 감점당하기는 했으나 싱거울 정도로 쉬운 금메달 사냥이었다.

그러나 파괴력이 뛰어나 '아마게돈' 이라고 불리는 파스칼 젠틸(프랑스)과의 준결승전이 고비였다.준준결승에서 쿠바의 사엔스 밀러를 3회 KO로 쓰러뜨리고 올라온 젠틸은 태권도가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지닌 격투기인지 보여주는 선수였다.

할리드 알도사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와 8강전에서 니카라과의 델가도 다빌라를 각각 5 - 0으로 꺾은 김은 젠틸과의 경기에서 선제 공격으로 나갔다.

전광석화 같은 김의 공격에 젠틸은 1회전 3점을 뺏겼고 여기서 경기 흐름이 결정됐다.젠틸은 점수차를 의식, 2회전부터 무차별 공격에 나섰으나 정확성이 부족, 김경훈의 반격에 4점을 더 내줬다.

김은 2, 3회전에서 한 점씩 내주고 경고 누적으로 한 점을 감점당했지만 완승을 거뒀다.이날 경기는 중량급다운 힘과 긴장감이 어우러져 마지막 태권도 경기를 멋지게 장식했다.

준결승에서 트랜든에게 2 - 8로 패한 콜롬비아의 밀튼 카스트로는 준준결승에서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를 RSC로 제압하는 등 태권도의 파괴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시드니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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