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최고 실세 조명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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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명록(70)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은 인민군의 최고 실세다.

만주에서 태어난 趙국장은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전령(傳令)출신으로 해방 전부터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인연을 맺은 혁명 1세대. 해방 전 소련 극동군사령부 88특별여단에 근무할 때는 2~3세인 金위원장을 직접 돌봤고 1945년 11월에는 함께 함경북도 웅기(지금의 선봉)항으로 귀국했다.

항일 빨치산 출신으로는 드물게 소련 공군대학에서 조종기술을 익혔다. 6.25 당시 조종사로 참전했으며 77년 공군사령관에 임명됐다.

92년 대장-95년 차수(次帥)로 승승장구하면서 군총정치국장에 전격 발탁됐다.

이후 98년 9월 헌법개정에 따라 북한 최고권력기구로 개편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선출됨으로써 2인자로 급부상했다.

80년 10월에는 당 중앙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의 지위에 올랐고 82년에는 최고인민회의 제7기 대의원으로 선출돼 18년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94년 金주석 사망에 따른 국가위기 속에서도 군의 사상무장 강화에 주력함으로써 金위원장과 운명을 같이해 오고 있다.

특히 '선군(先軍)영도' 를 앞세우는 金위원장의 정치노선을 옹호하고, 군대를 '혁명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총폭탄' 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판단이 빠르고 예리하지만 성격은 과묵한 편. 金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및 각종 현지지도에도 빠짐없이 동행한다.

지난 6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때는 물론 같은 달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때도 시종일관 金위원장의 곁을 떠나지 않는 등 金위원장의 '그림자 실세' 로 통한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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