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청와대-자민련 갈등에 관망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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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가 요즘 말을 아끼고 있다.

한빛은행 특검제.의약분업.대북정책을 놓고 청와대와 자민련 사이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지만 못본 척하고 있다.

급기야 당내 강경 흐름을 주도하는 강창희(姜昌熙)부총재가 27일 이한동(李漢東)총리의 총재직 사퇴를 요구하는 폭탄발언을 했는데도 적극적인 반응이 없다.

JP는 당일 저녁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으로부터 姜부총재의 발언 내용을 보고받고 "순간적인 감정에서 그런 거지 특별한 의도를 가진 건 아닐 것" 이라며 "더 이상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조용히 넘어가라" 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JP의 태도를 당 고위 관계자는 28일 "민주당과의 공조 문제를 비롯해 당의 진로에 대해 아직 입장정리가 덜 됐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JP가 차기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며 "때문에 지금 정치 전면에 나서 '적' 을 미리 만들지 않겠다는 뜻" 이라고 풀이했다. 당분간 이한동 총리와 金대행이 당 안팎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JP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姜부총재의 새 총재 선출 요구는 JP의 구상과 배치된다. 게다가 후임 총재를 선출할 경우 물망에 오르는 姜부총재.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JP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총재가 총리를 더 이상 겸해선 안된다" 는 姜부총재의 주장에 소장파 일부가 동조하고 있어 JP도 마냥 뒷짐만 지고 있기 어렵게 됐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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