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고 타는 도시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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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성대∼LG 메트로시티∼SK뷰 아파트까지 총연장 7.9㎞의 용호선에 도입될 노웨이트 도시철도 모습. [ ㈜노웨이트 제공]


사람이 열차·자동차·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탈 것들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사람이 역·정류장·공항으로 가서 기다려야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가면 바로 탈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산에 등장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15일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스웨덴 노웨이트사의 게르트 엔더슨 대표와 라르스 바리와 주한 스웨덴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노웨이트 도시철도’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웨이트도시철도는 지상 6m의 교각 위에서 폭 5m, 높이 4.5m의 밀폐된 투명 튜브 속에 설치된 철로 위로 무인 경량 전철이 꼬리를 물고 운행하는 방식이다. 이때문에 차량기지창이 필요없다.차량 내부의 소음도 일반전철 80dBA보다 훨씬 낮은 60dBA다. 철도시설 모두가 첨단 디자인 기법을 적용한 튜브 안에 설치되기 때문에 미관이 뛰어나다.

부산시는 노웨이트 도시철도를 경성대∼LG메트로시티∼SK뷰 아파트까지 총연장 7.9㎞의 용호선(8개 역)에 건설할 예정이다.

SK뷰 아파트∼LG메트로시티(3,7㎞)구간은 복선으로, 경성대∼대남교차로∼도시가스 앞∼LG메트로시티∼경성대(4.2㎞)구간은 단선으로 건설된다. 평균속도는 시속 27km다. SK뷰 아파트→경성대(5.2km)구간은 12분, 반대구간 15분쯤 걸린다.

부산시는 올해안에 스웨덴에서 시현선(示顯線)이 건설되는 대로 도시철도전문가들과 함께 현지 방문해 안정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안정성이 확인되면 내년 초 스웨덴 노웨이트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민간사업 제안서를 내도록 하고 2013년 착공해 2015년 완공할 예정이다.

안정성 여부에 대해 라르스 바리와 주한 스웨덴 대사는 “시현선이 만들어지면 스웨덴 안정인증기관(TVS)으로 부터 인증서를 받은 뒤 용호선 건설에 나서게 된다”며 “안정을 국가브랜드로 삼는 스웨덴 정부가 기술을 검증하기때문에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

◆노웨이트(Nowait)도시철도=스키장 리프트와 비슷한 개념의 교통수단이다. 전동차는 길이 6.2m(출입 장치 포함 10m) 가량의 경량 전철로 정원은 34명(좌석 8명, 입석 26명)이다. 직선구간에서는 제속도로 운행하다가 역에서는 아코디언 처럼 접히면서 속도가 초당 0.8m로 떨어져 멈추지 않고 운행한다. 승객은 속도가 떨어질 때 타고 내리면 된다.

건설비가 일반 경량전철의 절반 수준이다. 용호선 사업비가 일반 경전철의 경우 4900억 원이지만 노웨이트 도시철도는 2500억원으로 줄어든다. 연간 운영비도 15억~20억원으로 경전철 30∼40억원에 비해 적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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