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채널 캐치원, 미국 투자받아 'HBO' 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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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유료영화채널 캐치원(CH31)이 다음달 2일부터 'HBO' 로 이름을 바꾸고 프로그램 강화에 나선다.

케이블 영화채널 캐치원과 OCN(CH22)을 운영하는 (주)오리온 시네마네트워크(이하 OCN)의 박준선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의 케이블 영화채널 HBO(Home Box Office)와 브랜드 및 프로그램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고 밝혔다.

미국내 케이블 시청가구의 50%를 유료시청자로 확보하고 있는 미국 HBO는 1천2백50만달러(1백40여억원)의 자본을 투자, ㈜온미디어에 이어 OCN의 2대 주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골든글로브상 4개부문 수상작인 TV시리즈물 '소프라노' , 존 쿠색 주연의 영화 '잭 불' 등 HBO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봉된 흥행영화들의 판권구입과 프로그램 편성은 지금처럼 OCN이 전담하는 방식이라 해외 자본의 국내 방송계 진출 교두보만 확보해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OCN측은 "그동안 캐치원 프로그램이 별도 유료채널의 몫을 제대로 못한다는 시청자의 불만에 따라 채널 혁신 차원에서 브랜드까지 바꾸기로 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캐치원의 가입자수는 IMF경제위기 이후 정체, 현재 16만5천명으로 전체 케이블 가입자의 19%에 불과하다.

간판을 바꿔달면서 HBO는 한달 평균 35편의 개봉 신작을 구매해 밤 10시대에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

이같은 구매량은 캐치원 시절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계획대로라면 연간 국내 개봉영화의 90%에 달하는 외화 3백여편.한국영화 30여편을 개봉 후 10~16개월 이내에 방송하게 된다.

HBO는 새 출범 특집으로 10월 1일 밤 12시 '해피엔드' 를 시작으로 '씬레드라인' '박하사탕' '페이백' '바스킷볼 다이어리' '스템맘' 등을 준비, 10월 2일~4일 3일간 일반 케이블가입자들에게도 무료로 방송한다.

또 16~21일에는 '러브레터' '철도원' '소나티네' '사무라이픽션' 등 일본영화를, 11월에는 '사구' '블레이드 러너' 의 감독판(director' s cut)을, 12월에는 '룰루' '섹스-애나벨 청 스토리' '감각의 제국' 등 성인물을 방송할 예정이다.

박준서대표는 "일반영화채널인 OCN에서는 개봉후 5년 이상된 작품만을 방송, HBO의 차별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 이라며 "내년에 신규 채널 설립이 등록제로 바뀌면, 지금과 같은 수신료로 HBO 채널을 하나 더 방송하겠다" 고 밝혔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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