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박멸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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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의 미토콘드리아 지놈 지도가 처음 완성됐다.

국립산림과학원 한혜림 박사와 충북대 박중기 교수 연구팀은 2006년 소나무재선충의 미토콘드리아 지놈 분석을 시작해 4년 만에 완성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나무재선충 박멸에 청신호가 열렸다.

연구팀은 소나무재선충이 1만4783개의 염기 쌍을 지녔으며, ‘NAD5’라는 특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이용하면 소나무재선충이 어느 나라 또는 어느 지역에서 유입됐는지, 비슷한 선충과의 종의 구별을 할 수 있다.

한 박사는 “소나무재선충과 식물에 기생하는 일반 선충이 공통 조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말했다. 실제 소나무재선충과 독성이 거의 없는 어리소나무재선충의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한 결과 두 선충의 지놈이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두 종을 구별할 수 있는 특이 유전자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소나무재선충은 독성이 강한 두께 1㎜ 안팎의 가느다란 기생충이다. 이들에 감염된 소나무·잦나무는 거의 말라 죽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지놈(Genome)=유전자를 영어로 표현하는 gene과 염색체의 chromosome을 합성한 말로 유전자 전체를 뜻한다.유전자가 집이라면 염기는 벽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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