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No, 현금 Yes … 캐시백 신용카드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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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잘 쓰면 현금 못지않다’는 신용카드 포인트. 그래도 현금만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쓸 순 없는 게 사실이다. 실제 매년 돈으로 환산하면 1000억원어치가 넘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진다.

그래서 최근 잇따라 선보이는 게 ‘캐시백’ 신용카드다. 이는 포인트 이용에 어두운 이용자들을 위해 포인트 대신 현금을 돌려주는 신용카드다. 포인트를 쌓아두는 대신 포인트에 해당하는 현금을 통장에 넣어주기 때문에 혜택을 날릴 염려가 없다. ‘신용카드는 써도 포인트는 써본 적이 없다’는 고객이라면 딱 맞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이 새로 출시한 ‘우리V적금카드’는 매월 카드 이용액의 0.3%를 고객이 정한 계좌에 넣어준다. 카드 고객이 우리은행 적금·주택청약저축에 가입했다면 혜택이 추가된다. 매월 적금에 넣는 자동이체금액의 최대 5%를 돌려준다(월 최대 1만원 한도). 예를 들어 전월에 카드로 100만원 긁은 고객이 적금에 매월 20만원씩 넣고 있다면 모두 1만3000원을 돌려 받게 된다.


‘동양 W-CMA 캐시백 롯데카드’는 카드 사용액에 따라 매월 최대 1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전월 사용실적이 150만원 이상이면 1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7000원, 50만원 이상이면 3500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동양종금증권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결제계좌로 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캐시백을 매일 받는 카드도 있다. 하나카드 ‘매일더블캐쉬백카드’는 카드를 쓰면 사용금액 2만원당 200원씩 바로 다음날 계좌에 넣어준다. 단, 하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계좌를 이용하면 캐시백 현금을 모았다가 한 달에 한 번만 넣어준다.

카드와 상관 없이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삼성카드는 선불카드를 충전하는 고객에게 이용금액의 0.5%를 돌려주는 ‘생활비재테크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로 카드를 만들 필요 없이 홈페이지나 전화로 선불카드 약정을 체결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약정금액은 1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10만원 단위로 정하면 된다.

신한카드의 ‘신한 S-MORE 카드’는 현금은 아니지만 현금과 비슷한 포인트를 지급한다. 카드 실적에 따라 주어지는 S-MORE 포인트는 ‘포인트 전용통장’에 쌓인다. 이 포인트엔 연 1%의 이자까지 붙는다. 카드 결제계좌가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면 금리는 연 4%로 높아진다. 또 금액에 상관없이 다른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할 수도 있다. 포인트 전용통장에 들어가 있다는 것만 다를 뿐 쓰임새는 현금과 차이가 없다.

캐시백 신용카드는 그동안 카드업계에서 진행되던 ‘포인트 마케팅’이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우리은행 카드전략부 이준균 차장은 “지금까지 카드사들은 포인트를 쓰기 쉽게 사용처를 늘리는 데 집중해 왔다”며 “하지만 이젠 포인트를 아예 현금으로 지급해 이용을 훨씬 편리하게 하는 신상품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얼마 이상 쌓여야 쓸 수 있는 포인트에 비해 바로 쓸 수 있다는 건 캐시백의 장점이다. 단 대부분 결제계좌를 어느 은행으로 하느냐에 따라 돌려받는 현금액수가 달라진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또 카드 이용 금액이 작으면 캐시백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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