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001년 봄 서울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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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내년 봄에 이뤄지게 됐다.

김용순(金容淳)조선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제주 방문 안내를 맡은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남북 양측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金국방위원장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 金위원장의 답방을 내년 봄에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고 밝혔다.

金위원장의 내년 봄 답방은 13일 새벽 끝난 김용순 비서와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와의 제주도 신라호텔 회동에서 합의됐다.

이 관계자는 "金비서와 林특보는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이산가족의 범주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등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완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핫라인 가설 등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협의할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2차 장관급 회담 합의사안들은 3차 장관급 회담(9월 27~30일) 이전에 추진될 것이며 북측의 반응이 좋은 만큼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이라고 말해 늦어도 26일 이전에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및 운영방안,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서신교환 등을 논의할 2차 적십자 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 금강산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며 "3차 적십자 회담부터는 판문점에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이와 함께 1, 2차 장관급 회담의 합의사안들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경의선 복원과 경협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접촉 등의 일정도 3차 장관급 회담 전에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고려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용순 비서와 박재경 인민군 대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6월 남북 정상회담 대표단과 남측 언론사 사장단 등에 추석 선물로 보낸 3백명분의 칠보산 송이버섯 3t을 전달했다.

金비서 일행은 12~13일 제주도 한라산과 포항제철.경주 유적지 등을 관광한 뒤 13일 저녁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로 돌아왔으며 14일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6.15 공동선언 이행상황을 평가한 뒤 최종 합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金비서 일행은 14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간다.

최훈.이영종 기자, 제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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