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올림픽 로고서 태극문양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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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 세계 장애인들의 스포츠 제전인 장애인올림픽에 16년간 쓰여온 우리나라 태극 문양의 로고가 지난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지난달 28일 제12회 아테네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태극 문양의 로고를 대신할 새 로고를 공개한 사실이 3일 뒤늦게 확인됐다. IPC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토리노 총회에서 로고 변경을 의결했고 이번에 새 로고(사진(右))를 공개한 것이다. 2001년 취임한 필립 크레이븐 IPC 위원장이 IPC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로고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1948년 시작된 장애인올림픽의 공식 로고는 한동안 없었다. 그러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우리가 태극 문양의 로고를 처음으로 채택한 것이다. 오륜기처럼 태극 문양을 다섯개 배열해 오대륙을 상징토록 했다. 92년 IPC가 출범하면서 검정과 노랑 문양을 없애고 삼태극으로 바꿔 바르셀로나 올핌픽부터 사용했다.

이후 애틀랜타.시드니.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등 IPC가 인증하는 각종 국제대회의 공식 로고로 쓰여 왔다.

정부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는 로고 변경 계획을 IPC 의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장애인올림픽 행사를 맡아온 장애인복지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로고 변경이 IPC의 단일 심의 의제로 올라간 게 아니라 수십 가지가 섞여 있는 '기타 안건'에 포함돼 의결 전까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진흥회는 지난 2월 IPC 측에 "로고를 바꾸면서 회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묻지도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냈지만 대세를 바꾸지 못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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