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왜 사직동팀이 관련됐나

한빛은행 거액 불법 대출사건으로 구속된 아크월드사 대표 박혜룡씨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朴씨가 기업 규모에 맞지 않는 거액을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다 대출을 거절한 금융기관 간부가 청와대 사직동팀의 집중조사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朴씨의 동생이 청와대 국장으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고 이들 형제가 금융기관을 찾아다니며 대출을 청탁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전 서울영동지점장 이운영씨는 지난해 朴씨 형제의 15억원 대출 보증 부탁을 규정에 어긋난다고 거절하자 사직동팀이 자신의 금품수수.재산은닉 여부 등 비리를 조사했다고 진정했다.

사직동팀도 李씨에 대한 내사를 시인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왜 청와대 사직동팀이 이같은 불법 대출사건에 개입했느냐는 점이다. 사직동팀은 청와대에 파견돼 특수임무만 맡는 경찰의 별동 조직이다.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지휘하며 고위 공직자 비리 관련 대통령 하명사건이나 친인척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에 대해 사직동팀은 당시 李씨에 대한 조사가 정상적 활동이었다고 해명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대출 보증을 부탁한 인물이 청와대 간부로 근무 중이었다는 점이 그렇고, 그들이 사사건건 동향인 정권실세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데다 조사 대상이 금융기관 일선 지점장으로 사직동팀이 직접 조사하기에는 비중이 적절치 않다는 점도 의문점이다.

검찰은 우선 사직동팀의 개입이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국민적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던 사직동팀의 불법.초법 활동 여부도 수사해야 한다.

사직동팀의 연결 고리는 이 사건의 권력 밀착 여부를 캐는 열쇠다. 이제 국민의 관심은 거액 불법 대출 과정에 어떤 권력이 어떻게 개입했느냐는 점에 모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수사 주체를 특수부로 바꾸고 수사인력을 늘리는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