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IT인력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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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세계가 숙달된 정보기술(IT)인력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특히 비상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되고 있는 인력난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도 우수한 IT인력의 확보 없이는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IT인력 얼마나 부족한가〓미 정보기술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IT인력 수요는 1천1백61만명이다.

올해 추가로 필요한 인력 1백60만명 가운데 85만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IT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유럽의 올 IT인력 수요는 1천42만명이며, 연말까지 최소한 1백24만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올해 일본은 20만명, 캐나다는 5만여명, 호주는 3만명의 인력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2004년까지 21만여명이 부족하다고 정보통신부의 손홍 정책국장이 밝혔다.

◇ 인도로 달려가는 선진국들〓지난 20일부터 8일간의 일정으로 남아시아 4개국 순방에 오른 모리 요시로(森喜郞)일본 총리는 3일을 인도 방문에 할애했다.

그는 인도 방문 첫날인 22일 바지파이 총리와 함께 인도의 실리콘밸리 격인 방갈로르로 향했다.모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인포시스와 위프로 등 메이저 IT업체들과 접촉, 인력 및 기술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재계는 오는 10월과 내년 1월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인도에 파견, 우수 IT인력을 유치키로 했다.

지난 5월 방갈로르를 찾은 독일의 피셔 외무장관은 IT 기술자들을 향해 "여러분의 전문기술을 절실히 원하며, 2만명에게 취업비자를 우선적으로 발급해주겠다" 며 노골적인 구애에 나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지난 3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22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남부의 IT중심지 히데라바드를 찾아가 인도 기술자에 대한 취업비자 특혜를 약속하기도 했다.

◇ 한국도 인력확보에 분주〓국내 벤처기업들도 인도의 IT인력 수입을 모색하고 있다. 동양애드컴은 세계적인 IT인력 교육기관인 인도의 앱텍과 손잡고 이달 중 인도 인력 10명을 데려오고 조만간 50명을 더 데려올 계획이다.

올 11월에는 앱텍과 함께 IT인력 교육센터를 설립해 2백40여명의 고급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성공회대는 국내 최초로 인도에 학생들을 1년간 파견, 교육하는 '인도창구 프로그램' 을 지난 3월 시작했다.

1기 지망자 24명은 소프트웨어 개발.전자상거래.멀티미디어 등 세분야로 나뉘어 앱텍에서 9개월간 강의를 받고 현지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십을 거치게 된다.

산업자원부는 외국 전문인력에 출입국을 자유롭게 해주고 국내 취업을 보장하는 '골드카드 제도' 를 연내 도입키로 하고 현재 정책 협의 중이다.

정보통신부는 교육부.병무청 등과 협의, IT관련 학과와 정원을 대폭 늘리고 IT인력이 군복무 대신 산업체에 근무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 다양한 제도적 지원〓미 상무부는 98년부터 'GO4IT' 라는 IT인력 육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3년간 14만여명의 외국 인력에 취업비자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인도의 기술자에 한해서는 취업비자 발급한도를 20만명으로 늘렸다.

회사의 고용주가 IT교육에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법인세 감면혜택도 준다.

일본 정부는 외국의 IT 기술인력에 한해 입국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키로 했다. 10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외국인에게 유효기간 3년의 취업비자를 발급하고 있는 현 규정도 보다 탄력적으로 고치겠다고 했다.

유럽도 올초 e-유럽계획을 발표, 제도적 지원에 나섰다. 청소년들에 집중적인 IT교육을 실시한다는 게 주내용이다.

이를 위해 2002년까지 유럽내 3만2천여개 각급 학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독일은 외국인 기술인력에 최우선적으로 비자를 발급키로 했다.

이스라엘은 국방군(IDF)의 핵심기술인력 양성소인 통신대의 인력을 국가의 IT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신대는 매년 이스라엘 전역의 고교에서 컴퓨터 실력이 출중한 고교생 3백~4백명을 선발, IT교육을 시키고 있다.

정부는 통신대 졸업생들이 군 복무 후 곧바로 IT업계에 취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유전공학 개발기업 컴퓨겐의 창업자인 모르 아미타이 등 이스라엘 IT 핵심인력의 절반 이상이 통신대 출신이다.

최형규.장세정.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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