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고려항공 서해항공서 첫 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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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북 여객기가 사상 처음으로 공해상에서 두차례나 교차 비행을 하며 교신했다.

18일 오전 10시49분쯤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 공해상.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을 태우고 평양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특별기(KE815)의 김홍순(金鴻順.51)기장이 마침 같은 공역에 들어선 북측 고려항공 특별기(IL62)에 "에어 고려, 해브 어 굿 데이(좋은 하루 되십시오)" 라는 교신을 보냈다.

이에 고려항공 朴승남(46)기장이 "로저, 해브 어 굿 데이(알았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라는 무전으로 화답했다.

남북간 민항기끼리 같은 공역상에서 사상 처음으로 교차비행을 하며 교신을 주고받는 순간이었다.

북측 특별기는 이날 1백30여명의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 관계자들을 태우고 평양에서 서울로 향하던 길이었다.

이들 특별기간의 두번째 만남은 오후 1시30분쯤 역시 같은 공해상에서 이뤄졌다.

오전 교신으로 친근감을 얻은 듯 대한항공 金기장이 먼저 "에어 고려, 안녕히 가십시오" 라며 인사를 건넸고 고려항공측도 "에어 대한, 잘 가십시오" 라고 답례했다.

이날 양측 민항기는 평양과 서울에서 서해 공해상으로 나와 기수를 남과 북으로 돌려 비행한 뒤 다시 서울과 평양으로 날아가는 'ㄷ' 자 항로를 이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교차 비행시 교신은 흔한 일이지만 남북간 민항기간에는 처음 있는 일" 이라며 "남북간 직항로 개설 움직임에도 좋은 징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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