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지사 새해 인터뷰] “영암 F1 대회 잘 치러낼 자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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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박준영(사진) 전남지사로부터 올해 도정 과제로 설정한 일자리 창출과 F1 대회의 성공 개최, 녹색산업 육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봤다.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일자리 창출만큼 큰 화두가 없는 것 같다.

“지사로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전남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었다. 20대, 30대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서도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올해도 기업을 유치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 한 해 410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 1만1500여개를 새로 만들었다. 취임 이후 모두 2300여개 기업을 끌어왔고, 7만9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그 결과, 매년 3만6000여명씩이던 인구 감소 폭이 지난해에는 7000명 대로 줄었다. 5년 후부터는 인구가 다시 증가하고, 2020년쯤에는 200만 인구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인구 감소의 원인인 열악한 주거·교육·의료 환경을 개선하겠다. 또 5년 동안 11조6000억원을 투입해 ‘농업·농촌·농어민’을 아우르는 3농 정책을 추진, 농어촌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겠다.”

-올해 최대의 관심사는 10월 영암에서 처음 열리는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인데.

“F1은 전남의 운명을 바꿀 대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문제들이 거의 다 해소됐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자신이 있다. 3월 티켓 발매 개시와 경주장 완공 시점에 맞춰 대대적으로 홍보하겠다. 대회 기간에는 영산강 하구언 도로에 버스 전용 차로와 가변 차로를 도입하고, 거점지역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대중교통을 증편할 계획이다. 대회기간 중 총 6만5000실이 필요한 숙박시설은 광주·전남, 전북·경남, 수도권·제주 권역으로 분류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홈스테이 프로그램과 캠핑촌 운영도 생각하고 있다.”

-녹색산업은 전남이 앞서갈 수 있는 분야인데.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우리가 전국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비교우위 자원인 바다·햇볕·바람·해조류 등을 이용한 녹색에너지산업과 생태관광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활성화시키겠다.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는 것을 먼저 찾아서 아이디어를 내고 선점하겠다. 또 친환경 먹거리 산업과 생물·신소재·우주항공 산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박 지사는 4일 시무식에서 공무원들에게 소명의식을 갖고 일을 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오늘 우리의 모습은 과거를 살아간 선배들의 결과이고,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는 내일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1000년 전 우리는 장보고를 단죄하고 500년 전 중국은 (이슬람교 출신으로 화교 형성에 공헌한) 정화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등 정쟁에 따라 해상세력을 죽였으며, 이 때문에 두 나라는 해상세력을 키운 일본이나 서양세력에 지배당하고 현재도 스포츠·옷·노래·음식 등 각종 문화에서 서양의 것을 기준으로 삼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리고 “전남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신념을 갖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100년, 200년 후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가자”고 주문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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