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남북 방문단 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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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광복절인 15일 오후 4시. 생이별의 아픔을 50여년간 가슴 속에 삭여 온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만난다.

남과 북이 최종 확정한 8.15 이산가족 상봉 일정은 겉치레 전시성 행사보다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최대한 늘려잡아 세차례 상봉했던 1985년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여섯차례 이상 만난다〓15일 오전 11시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할 북측 방문단은 이날 오후 4시 1천9백평 규모의 삼성동 코엑스(COEX) 3층 컨벤션홀에서 남측 가족과 첫 상봉을 하게 된다.

백발이 성성한 노부모, 피붙이로 헤어져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가족들의 생김새를 확인하며 흘리는 눈물이 내신은 물론 외신을 타고 전세계로 타전될 전망이다.

두시간 정도로 예정된 단체상봉 행사가 끝나면 1층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가족들이 함께 저녁식사를 나눈다.

16, 17일에도 북측 서울방문단의 숙소인 워커힐 호텔에서 두차례 개별상봉을 하고 남북가족이 오찬을 함께 하기로 돼 있어 모두 여섯차례의 공식적인 만남이 예정돼 있다.

서울방문단은 A.B 두개조와 오전.오후로 나뉘어 개별상봉과 시내관광(롯데월드 민속관.창덕궁)을 하게 된다.

반면 대한적십자사와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주최하는 16, 17일의 만찬은 북측 이산가족만 참석토록 할 예정이다.

가정방문.성묘 등의 행사는 이번에는 생략됐다.

◇남측은 갈비, 북측은 평양냉면 대접〓평양을 찾는 남측 이산가족의 일정도 대동소이하다.

15일 오후 4시에 첫 집체상봉(단체상봉)을 한다.

16,17일에는 숙소에서 한차례씩의 가족단위(개별) 상봉이 성사되며 우리에게도 낯익은 평양교예단 공연(16일)과 을밀대.동명왕릉 등 유적지 참관(17일)이 예정돼 있다.

남측의 한적(韓赤)이 16일 만찬에서 프로골퍼 박지은양의 부친이 경영하는 삼원가든에서 북측 가족에게 갈비를 대접하는 반면 북측의 평양시인민위원회는 17일 저녁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남측손님을 맞을 예정이다.

◇눈물 바다 될 18일의 헤어짐〓50여년간 별리(別離)의 아픔을 삭이기에는 짧기만 한 3박4일간의 만남은 18일 오전 8시 숙소에서 마무리된다.

공식일정에는 아직 잡혀 있지 않지만 헤어지기 전 호텔로비 등에서 남북 가족들이 잠깐 만날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 가족들은 정성스레 마련한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며 '통일될 그날' 을 기약하겠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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