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론 10승 '거인 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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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얼굴에 그늘이 없다. 검은 피부지만 해맑은 눈동자와 웃는 얼굴은 마주보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준다.

이제 경기 전 덕아웃에서 라틴 음악을 틀어놓고 삼바춤을 추는 여유도 생겼다. '그만큼 한국에 적응이 됐고 선수들과 친해졌다.

에밀리아노 기론(롯데)이 시즌 10승으로 '코리안드림' 을 이뤄가고 있다. 도미니카의 가난한 집안에서 13형제의 일곱째로 태어난 기론은 국내 프로야구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집안을 일으켜 고향에서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불린다.

기론은 1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8안타 4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적시에 터진 타선의 지원을 받아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6월 시즌 중반에 한국에 도착, 5승을 올린 뒤 플레이오프에서 한몫을 했던 기론은 올해부터 선발을 굳히며 이제 롯데 마운드의 기둥이 됐다.

지난해 에이스였던 문동환의 부상과 주형광의 컨디션 난조로 롯데 마운드가 비틀거리는 상황이어서 기론의 호투는 더욱 빛난다.

기론은 올해 연봉 8만달러에 사이닝 보너스 2만5천달러까지 모두 10만5천달러를 받아 도미니카에서는 '갑부' 대열에 속한다.

롯데는 기론의 호투와 마해영의 시즌 20호 홈런 등으로 두산을 6 - 4로 제압, 두산전 3연패에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 박석진은 8회말 기론을 구원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팀 승리를 지켜냈다. 현대 정민태는 수원 한화전에서 8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으로 버텨 시즌 13승째를 올리며 팀 후배인 다승 1위 김수경(14승)을 바짝 추격했다.

현대 마무리 위재영은 시즌 35세이브포인트로 진필중(두산)을 1세이브포인트차로 따라 붙었다. 현대는 5 - 3으로 승리했다.

인천경기에서는 SK가 9 - 9 동점을 이룬 9회말 2사 1, 2루에서 LG 3루수 송구홍의 주루방해로 결승점을 뽑아 10 - 9로 승리했다. 삼성과 해태의 광주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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