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기전] "중국 관중 한국응원단 집단폭행 사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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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축구 한.중 정기전에서 한국 유학생 두명이 중국 관중에게 집단 폭행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은 10일 "한.중전 직후 한국 응원단이 중국 관중에게 폭행당했다는 소문이 떠돌아 진상을 조사하던 중 유학생 두명이 집단 폭행당해 얼굴과 머리에 찰과상을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

피해자는 톈진에서 유학중인 장기호(17.난카이고).이상현(18.MTI고)군이며 이들은 경기가 끝나고 한국응원단과 떨어져 경기장을 빠져나오다 중국 관중 수백명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이 0 - 1로 패하자 흥분한 중국 관중은 한국 응원단복을 입은 이들에게 침을 뱉고 물병을 던지다 집단 폭행을 가했다.

중국 공안들이 폭행을 말렸으나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공안은 이들을 차에 태워 베이징역까지 데려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31일 대사관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며, 중국 관중은 장기호군 일행 7명중 한 여학생의 배를 걷어차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한.중전 직후 중국 관중의 한국 응원단 폭행설은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으나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도중 일부 중국 관중이 한국 응원석을 향해 물병을 던진 사실은 있으나 폭행은 없었다" 고 해명한 바 있다.

경기 당시 '붉은 악마' 회원과 교민으로 구성된 한국 응원단 2백여명은 중국 관중의 야유를 받았을 뿐 폭행은 당하지 않고 떼를 지어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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