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천에 송어 10만 마리 풀어…100억 수익 겨냥한 7억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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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공기 좋은 가평으로 송어 얼음낚시를 오세요.”

경기도 가평군은 9∼31일 23일간 자라섬 일대에서 ‘제2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연다. 씽씽 겨울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송어 얼음낚시’다. 자라섬 옆 북한강 지천인 가평천에는 1만여 명이 동시에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축구장 6.3배 크기의 얼음낚시터 3곳이 조성됐다. 가평군은 축제 기간 동안 가평천에 길이 30㎝, 500g 정도 무게의 송어 50t을 푼다. 군은 4억원의 예산을 들여 군내와 강원도 평창 등지의 송어 양식장에서 10만 마리를 구입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견지낚싯대’를 2000원에 구입한 후 뚫린 얼음 구멍에서 송어를 낚으면 된다. 물 맑은 곳에서 서식하는 회귀성 어종인 송어는 팔당댐·청평댐이 생기기 전만 해도 북한강과 가평천에서 서식했다.

송어 낚시터 이용 요금은 중학생 이상의 경우 1인당 1만2000원이다. 군은 이 중 5000원은 ‘상품권’으로 참가자들에게 돌려준다. 실질 참가비는 1인당 7000원인 셈이다. 상품권은 음식점·마트·숙박업소·택시 등 지역 내 모든 업소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에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참가자들의 관광 경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가평군의 묘책이다. 김진희 가평군 홍보담당은 “지난해 1월 제1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개최한 결과 송어 얼음낚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많은 송어를 풀어 본격적인 송어 축제로 자리매김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축제 때 시범적으로 4000만원어치의 송어 4t을 얼음낚시터에 풀었다. 축제 기간 다녀간 14만 명의 관광객에게 송어 얼음낚시가 단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월 ‘제1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얼음낚시터에서 송어를 낚고 있다. [가평군 제공]

수도권에서 대표적으로 가난한 지자체로 꼽히는 가평군이 이번 송어 얼음낚시에 쏟는 정성은 예산 집행 내역에서도 나타난다. 축제의 총 사업비는 군비 7억원이다. 가평군의 올해 총 예산 2924억여원과, 재정 자립도 27%와 비교할 때 큰 액수다. 서울시의 1.4배인 846.46㎢ 면적의 가평군의 지난해 11월 말 인구는 5만8527명이다. 군은 또 얼어붙은 가평천을 활용해 얼음놀이광장(1만1250㎡)을 조성해 전통 썰매와 팽이치기·투호 같은 겨울놀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별자리 체험, 재즈 및 마술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했다.

이진용 가평군수는 “40만 명 참가를 목표로 하는 이번 축제를 통해 1인당 1만5000원씩 쓰고 간다고 가정할 때 60억원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생산·소득·고용 유발 효과를 포함해 연간 100여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이 축제를 수도권 최고의 얼음낚시 축제로 자리매김해 가평 관광 및 지역경제 회생의 디딤돌로 삼을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자라섬은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주변에 남이섬, 자연 생태 테마파크인 이화원, 아침고요수목원 등 관광 명소가 즐비하다.


가평=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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