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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방문단 명단 '간판스타' 수두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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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15 이산가족 방문단 명단은 남북간에 적잖은 차이점이 있다.

남측이 컴퓨터 추첨을 통해 '보통 실향민' 을 보내는 데 비해 북측은 지난번 2백명 후보 중 학계.예술계 저명인사를 주축으로 구성했다.

또 각 1백명 중 남측은 여성이 28명이나 포함된 데 비해 북측은 7명만이 서울을 찾겠다고 알려 왔다.

한적(韓赤)총재를 단장으로 통보한 우리와 달리 적십자 관계자가 아닌 유미영(柳美英)천도교 청우당위원장을 보내겠다고 한 북측 결정도 뜻밖이다.

◇ 북 유명인사 일부 막판 탈락〓대표적 어문학자인 유열(82)박사, 최고 과학자에게 주는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은 조주경(68)김일성대 교수, 방직(紡織)분야의 전문가 조용관(78)씨 등 학계 인사가 포함됐다.

국어학계의 '기념비' 로 불리는 '세 나라(三國)시기의 이두(吏讀)에 대한 연구' (1983년)를 집필한 유박사는 딸과 만날 예정.

특히 '비날론' 을 개발한 이승기 박사(96년 2월 사망)의 부인 황의분(84)씨는 북측 최고령자로 유일하게 직계가족이 아닌 올케를 만나겠다고 신청했다.

또 '조선화' 의 선봉으로 꼽히는 만수대창작사 화가 정창모(68), 작가동맹 소속 시인 오영재(64), 조선번역영화제작소 박섭(74)소장 등 예술계 거물들도 온다.

정창모씨는 김일성 주석의 집무실인 금수산의사당 기념촬영대의 '비봉폭포의 가을' 을 그렸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금시계를 선물받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또 89년 3월 남북작가회담 예비회담 대표로도 참가했던 오영재씨는 평양 주체사상탑의 '오!

주체사상 탑이여' 라는 김일성 찬양시를 지었다.

박섭 소장은 월북 전 서울 서대문의 극단 '신향' 배우를 지낸 외화(外畵)더빙 성우로, '처녀 이발사' 등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렇지만 2백명 후보 명단에 올랐던 어문학계 권위자 김영황(69)김일성대 교수, 김책공대 하재경(65)강좌장(학과장),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김봉회(68)강좌장, 김책공대 고천식(66)교수, 백운만(68)전 김일성대 노어학과 교수 등은 빠졌다.

소프라노 김점순(67)과 평양 직물도매소 지배인 홍응표(64)씨도 탈락했다.

◇북한 90대 한 명도 없어〓연령별로 보면 남측 방문자는 ▶90세 이상 3명▶80대 20명▶70대 65명▶60대 12명이나, 북측은 90대가 없는 대신 60대가 71명으로 압도적이다.

남측 최고령자는 호적상 나이가 95세인 김창환씨였으나 실제 나이는 85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91세인 평북 영변 출신의 강기주씨와 평양 출신 김정호씨다.

남측은 부모를 만나겠다는 사람이 1명인 반면 북측은 21명이나 된다.

지난달 16일 북한이 보내온 2백명 후보 명단에서 남한의 부인을 찾겠다며 '망부가(望婦歌)' 를 불렀던 5명의 남편 중 이복연(73).김희영(72)씨 두사람만 부인과 상봉한다.

부인이 사망한 조용관(78).최필순(77)씨는 아들과 만나며, 신용대(81)씨는 명단에서 빠졌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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