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싼곳으로" 단타족들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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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초 단위로 승부를 내는 데이 트레이더들이 위탁 수수료가 싼 증권사로 속속 이동하고 있다.

최근 장세가 혼조를 보이자 1~2%만 수익이 나도 주식을 팔아치우는 단타족들이 위탁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거래처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 왜 몰려드나〓하루에 많게는 7~8회 같은 종목을 샀다 팔았다 하는 단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매매기준은 수수료 부담이다.

기존 증권사들의 사이버 위탁 수수료는 0.1% 수준인 반면 E*미래에셋증권.세종증권 등은 0.02% 미만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영업을 개시해 두달간 최저 수수료(0.0135%:현재는 0.025%)를 적용한 키움닷컴증권은 그동안 신규 계좌가 1만개를 넘어섰다.

최근 대만계로 바뀐 KGI증권의 정병진 기획부 차장은 "종전에는 하루 신규 계좌가 50개에 불과했지만 0.0135%의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하루에 고객이 2백여명씩 늘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E*미래에셋증권은 저가 수수료 전략에 힘입어 증권사 약정순위 10위권에 진입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 입장에서?오히려 인건비 손실이 발생하지만 기존 증권사와 경쟁하기 위해 당분간 '출혈' 하면서 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S증권 투자상담사 김모씨는 "현재로선 고객 재산에 손실이 커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지만 장세가 좋아지는 대로 수수료 부담이 작은 곳으로 옮길 것" 이라고 말했다.

◇ 수익과는 무관〓수수료가 낮은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도 수익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이버 영업점포 50여개를 운용하고 있는 D사의 강모 사이버영업팀장은 "십중팔구 두세달이면 회복하지 못할 만큼 손실이 발생하고, 한명 정도가 근근히 원금을 까먹지 않고 계좌를 유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장세가 좋으면 단타매매를 하지도 않겠지만 침체 장세에서 아무리 애써봤자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대부분 5천만원 정도의 작은 손들이기 때문에 약정금액의 2~3%만 잃으면 하락장세에 짓눌려 좀처럼 원본을 회복하지 못한다" 고 말했다.

반면 수억원대의 큰 손들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핵심 우량주를 매매하기 때문에 단타거래가 부적합해 전통적인 투자방법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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