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리뷰] 사라 브라이트만 '라 루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영국 출신 뮤지컬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타임리스' '에덴' 에 이어 세번째 크로스오버 음반 'La Luna(달.EMI)' 를 발표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오페라.뮤지컬.팝송.교향곡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나름대로 재해석해 자기 음악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소유하고 있다.

원래 목소리를 위해 작곡된 음악 뿐만 아니라 기악곡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인간 목소리에 대한 원초적 향수' 를 조심스럽게 끄집어 펼쳐낸다.

언젠가 어디선가 기분 좋을 때나 슬플 때 길을 가면서 흥얼거리던 추억의 선율들이다. 1, 2집에서 고음 위주의 선곡에서 탈피해 중간 음역을 오르내리는 차분한 노래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앨범 커버와 타이틀이 말해주듯 이 음반의 수록곡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는 달빛. 60년대를 풍미했던 프로콜 해럼의 록발라드 '화이터 쉐이드 오브 페일' (이 곡은 바흐의 칸타타 제146번 '우리는 큰 고난을 거쳐야 마땅하다' 를 편곡한 것),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스카보로 페어' , 우울한 스탠더드 재즈 '글루미 선데이' , 라틴 넘버 '달의 아들' 등 대부분이 잔잔한 분위기의 팝송들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의 2악장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새로 붙여 노래한 '필리오 페르두토(잃어버린 아들)' ,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 부치는 노래' , 라흐마니노프 '이곳은 얼마나 맑은가' 등도 함께 실려 있다.

02-3449-9421.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