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안전사고 예방에 모두가 힘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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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는 것 같다.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반복되는 안전사고는 조금만 관심을 갖고 미리 손을 썼더라면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피서철 행락지에서의 무질서는 아직도 정비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만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오는 10월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비롯해 2001년 한국 방문의 해, 2002년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등 큰 국제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월드컵 행사는 6월 중에 개최되기 때문에 여름철 안전문제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종합 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스스로가 질서있게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국민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실천사항 열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질서를 지켜야 한다. 모처럼의 휴가 나들이가 짜증나지 않고 유쾌한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양보운전하기, 과속운전 안하기, 차창 밖으로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둘째, 해수욕장 등 물가에서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한 순간의 호기 때문에 함께 간 가족과 동료들의 휴가를 망쳐서는 안될 것이다.

셋째, 자기 쓰레기는 꼭 되가져오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후손에게 깨끗한 산하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쓰레기 봉투를 미리 준비해 가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음주로 인한 소란행위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삼가고, 불법 퇴폐영업과 바가지 요금을 받는 행위는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

또 공중시설을 이용할 때는 한 줄로 서기를 생활화하고 공중화장실은 우리집 화장실처럼 깨끗하게 이용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실천사항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여름 휴가도 못가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지나친 행락행위는 자제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마당에 방문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품위와 질서를 지키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같은 사항들은 국민 각자가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부터라도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리고 '나부터 실천하겠다' 는 마음가짐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실천해 가야 할 것이다.

정부도 국민의 안전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 우선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미리 행락지를 종합 점검해 안전을 해치는 요인을 신속히 제거하고 안전요원을 충분히 배치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특히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법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줄 수 있다.

이렇듯 국민과 정부가 한 뜻이 돼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기울일 때 매년 되풀이하는 여름철 인재(人災)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신중식 <월드컵 문화시민운동협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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