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홍길동 면발 호박' 특허낸 심의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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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호박에서 국수가 나온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믿지 않아 판로개척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

심의섭(沈義燮.33.전남 장성군 남면 덕성리)씨는 호박에서 면발을 뽑아 국수나 냉면을 만들어 먹는 방법을 고안, 최근 '홍길동 면발 호박' 이란 이름으로 특허를 받았다.

그는 1996년 경기도를 여행하다가 약용으로 쓰이던 호박을 얻어다 재배하게 됐다. 하지만 판로가 문제였다. 크기가 작아 시장에 내놓아도 사람들이 "참외가 아니냐" 며 사는 이가 없었다.

"자포자기 상태에서 폐기처분해야 할 지경까지 몰렸는데 어느 날 호박 속을 칼로 파보니 속살이 국수처럼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게 아니겠어요.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

그 후 1t 가량의 호박을 버려가며 궁리한 끝에 효과적으로 가닥을 뽑아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호박을 10분 정도 삶은 뒤 찬물에 넣어 식히면 속살이 국수나 냉면 가닥처럼 풀어지더라는 것.

沈씨는 내친 김에 호박국수 요리법까지 개발, 장성 못재 부근에 '옛날 토담집' 이란 시범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http://www.nonghyupmall.com) (http://www.greenshopping.co.kr)과 백화점 유통망을 통한 판매도 시작했다.

현재 밭 2천여평에서 1만여개의 호박을 재배해 연 1억5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沈씨는 "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고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은 호박을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몰두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061-394-3366.

장성=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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