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카우트연맹 간부 지원금 8억원 빼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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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서울시의 청소년 행사 지원금 8억1700여만원을 빼내 불법으로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한국스카우트연맹(옛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 서울북부연맹 전 사무국장 박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또 허위 영수증과 장부를 만들어 박씨의 횡령을 도운 북부연맹 총무과장 임모(29.여)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송추 서바이벌 게임장을 운영.관리하고 철인3종경기 대회 등을 주관하면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시에서 받은 지원금 22억3100여만원 가운데 8억17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사무실의 개인금고에 2000만~3000만원씩 넣어두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빼돌린 돈을 회식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 공무원들이 횡령을 눈감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돈의 사용처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원금을 내려보낸 뒤 스카우트연맹이 제출하는 영수증 등을 근거로 감사하고 현장 실사를 하지 않는 등 사후 관리가 부실한 것이 비리를 키워온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원금을 받는 각종 사회.청소년 단체와 이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북부연맹은 한강 이북의 서울시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청소년 2만9000여명의 스카우트 활동을 관장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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