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 지원대상, 시장에 맡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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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국내 휴대폰업체의 수출금액 37억달러를 놓고 업계에서는 '빛좋은 개살구' 라고 표현한다.

휴대폰 부품 가운데 축전지 등 절반 정도는 일본 등에서 수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품.소재산업이 발달하지 않는 한 국내산업은 '남좋은 일' 만 시킬 뿐이며, 영원히 단순 조립.임가공 기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자원부는 최근 부품.소재산업에 관한 한 그동안 정부가 지원업체.기술을 선정하고 정책자금을 내주던 육성방식을 접었다.

어떤 부품이나 기업의 육성필요성.성장성.국제경쟁력 등을 정부 대신에 창투사.은행 등 민간 기관들이 평가, 선정토록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산자부는 이같은 원칙에 따라 최근 KTB.무한기술투자.한국중공업.산업은행.기업은행 등 38개 창투사.은행 등으로 구성된 '투자기관협의회' 로 하여금 정부연구소의 기술성 평가를 거친 기업들 가운데 지원기업을 선정토록 했다.

응모기업의 열띤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최종 선정된 회사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일양산업, 소형 정밀모터업체인 모터넷 등 17개 업체.

정부는 이들 업체에 총3백79억원을 기술개발지원자금(출연금)으로 내놓았다.

창투사.은행 등은 2백69억원을 지분출자하고, 해당업체도 현물 등으로 2백42억원을 내놓아 전체 기술개발자금 규모는 총 8백90억원 규모.

산자부 자본재산업총괄과 홍기두 과장은 "그동안 지원사업은 결과에 관계없이 정부지원금만 따먹는 형태나 마찬가지였다" 면서 "새로운 방식 아래서는 시장이 대상업체를 선정하는 만큼 현실성이 높고 투자기업에 의한 감시활동으로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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