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화계 '고객 위주' 확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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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문화.예술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하철에서도 한낮에 음악회가 열리는가 하면 공연장들은 관객을 찾아 나선다.

지난 10일 서면 지하상가 한복판에는 그림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 경신문화홀이 들어섰다.

부산교통공단이 지하철 승객 등을 위해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서면역에 마련한 것으로 90평 규모에 1백50명을 수용할 수 있고 방음.냉방시설을 갖췄다.

요즘 하루 평균 2백여 명이 찾고있으며 대관을 신청하는 예술인도 많다.

경신문화홀 운영을 맡고 있는 정옥진(45.서양화가)씨는 "자리가 좋아 찾는 사람이 많다" 며 "비싼 대관료 때문에 전시나 공연을 못하는 예술인들이 대관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시민들에게 미술작품 관람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기 위해 구 문화회관.시민회관.박물관 등을 찾아가 전시회를 여는 이동 미술관을 8월부터 운영한다.

시립미술관은 또 시립미술관 1층에 30평 규모의 어린이.학생 전용 전시공간을 만들어 이달 말 문을 열어 어린이.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미술 실기강좌' 를 개설할 계획이다. 시립미술관은 관객 편의를 위해 지난달 말 입장권 자동발매기를 설치했다.

부산시립극단은 지난달부터 소극장 공연 입장권을 안방까지 배달해주는 '택배 서비스' 를 하고 있다.

시립극단은 지난 2월 '정상의 개들' 공연 때부터 팸플릿을 만화형으로 바꿔 큰 인기를 끌었다. 평소 1백 장도 팔리지 않던 팸플릿이 1천3백장이나 팔렸다.

시립극단 김진호(金璡鎬.40)기획실장은 "관객을 더 많이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이제 극단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며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문화회관은 지난 10일부터 부산시립예술단 공연 관람권을 정기회원에게 40% 할인해주고 있다.

또 매표창구를 투명하게 바꿔 표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립합창단은 '탁계석의 해설과 함께 하는 오페라 산책' (20일.시민회관), 지휘자 금난새씨가 출연하는 '클래식은 내 친구' (8월 18일)등 청소년을 위한 연주회를 잇따라 기획하고 있다.

부산시민회관은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수.금요일 점심시간에 야외 음악회를 열어 직장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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