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통화불안 국내영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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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통화불안이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대해 두 대형증권사가 상반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은 악재, 삼성증권은 호재로 평가한 것이다.

대우증권은 19일 '동남아 외환위기의 국내 증시 파급효과' 라는 보고서에서 동남아 통화불안이 국내 총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위축시키고 외국인의 아시아 투자 축소로 이어져 국내 증시의 자본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증권은 동남아 외환시장의 불안으로 인도네시아와 태국 증시가 연초보다 30% 가량 하락했고 국내 증시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남아와 국내 증시 모두 외국인의 매수세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의 부정적인 판단이 이미 국내 증시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삼성증권은 같은 날 낸 외국인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동남아 통화불안이 오히려 국내 증시에 반사이익을 갖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남아가 정치적 불안으로 통화가치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정치상황이 안정적이며 반도체.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끝내 가는 등 경제의 기본체질도 다르다고 삼성증권측은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일 만한 기본체력이 갖춰져 있는 만큼 아시아 내에서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외국인 자금이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입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며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국내 투자 확대 가능성은 큰 편" 이라고 전망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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