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선진국 들러리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세계경제가 미국.유럽.아시아(아세안+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3극체제로 재편되고 있다고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이 주장했다.

버그스텐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기고한 '동아시아 지역주의 - 3극체제의 세계를 향하여' 란 글에서 "아세안+3은 국제금융.무역 부문에서 더 이상 선진국의 들러리가 아니며 매우 중요한 블록으로 부상했다" 고 지적했다.

버그스텐은 그 근거로 ▶아세안+3의 통화교환체제 구축 추진 ▶동남아자유무역지대(AFTA)추진 ▶한.중.일 동북아자유무역지대(NEAFTA)구상 등을 제시한 뒤 "일본의 아시아통화기금(AMF)구상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블록화가 가능해진 이유로 90년대 후반 경제.외환위기와 세계 무역체제의 실패 전망 등을 들었다.

서방은행 및 투자자의 급격한 자금회수로 경제.외환위기를 맞았다고 믿는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외부에 의존하기 보다 스스로 생존할 길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EU등 다른 연합체는 '선(先)무역협정, 후(後)금융협조' 방식으로 블록이 이뤄졌으나 아시아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어 블록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며 "8천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이들 국가는 미국.EU없이도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 내다봤다.

버그스텐은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협력자가 되면 경제성장.무역.투자확대의 촉매가 되겠지만 고립정책을 취하면 세계무역기구(WTO).국제통화기금(IMF)등은 무용지물이 되고 세계경제는 분열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