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우려…이즈반도 심상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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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 간토(關東)지방의 이즈(伊豆)반도 남쪽 바다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달 이 지역의 미야케지마(三宅島)화산이 분화한 이후 당국과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걱정하고 있다.

주변 해역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지진이 일어난다. 잇따른 강진은 지도를 바꾸는 지각변동까지 몰고왔다.

이달 들어 인근 섬들이 2~16㎝씩 움직인 것으로 관측됐다. 그 때문에 이번 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잇따른 강진〓기상청에 따르면 1~17일 이즈반도 남쪽바다에서 일어난 체감 지진은 6천4백83회였다.

1일과 9일에는 고즈시마(神津島)동쪽에서 리히터 지진계로 규모 6.4와 6.1의 강진이, 15일에는 니지마(新島) 서쪽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일어나 한명이 사망하고 일곱명이 다쳤다. 섬 곳곳에 토사가 무너져내렸고 대피령도 내려졌다.

이번 강진은 미야케지마 화산이 분화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지진 활동은 미야케지마에서 빠져나간 마그마의 영향으로 지각의 균형이 깨진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곳의 지각이 무너져내린 여파로 지진이 잇따른다는 것이다.

군마(群馬)대의 하야카와 유키오(早川由紀夫)교수(화산학)는 "지진의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화산 활동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교토(京都)대 방재연구소측은 이번 지진은 여러 원인이 복합작용한 것으로 분화가 지진으로 직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 대지진 관련설〓잇따른 강진 중 15일의 지진은 특히 주목을 끌었다. 도카이(東海)지진과의 관련 때문이다.

도카이 지진은 일본 열도와 맞물린 필리핀판(板)이 내려앉으면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지진.

지진방재 대책강화 지역판정회 미조우에 메구미(溝上惠)회장은 "15일의 지진은 도카이 지진과 연관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으로 고즈시마 동쪽의 지진과 의미가 다르다" 고 말했다.

센슈(錢洲)해령보다 본토에 가까운 곳의 지진은 도카이 지진과 직결되는 판(板)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44년에 아이치(愛知)·미에(三重)현 앞바다의 지진(진도 7.9)을 전후로 니지마 서쪽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잇따랐다.

대지진의 전조로 보는 것은 이 해역에서 규모 6.0급의 지진이 반세기 이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조우에 회장은 "앞으로 지각변동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고 강조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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