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시세 따지기' 해서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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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중소건설업체를 운영하는 李성민(49)씨는 5억6천8백만원을 밑천으로 부동산 경매시장에 뛰어들어 1여년 만에 시가 10억원 규모의 상가 건물(보증금 2억9천만원 포함)과 3억원짜리 중형 빌라에다 월 3백40만원의 고정 수입을 올리고 있다.

李씨의 경매 성공기는 지난해 5월 시작됐다.

평소 거래처가 밀집한 서울 강남에 사옥을 갖고 싶었으나 이 지역 5층 건물은 10억원을 호가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상가건물 시세가 크게 떨어졌던 지난해 4월께 경매컨설팅업체 자문을 받아 사옥 마련에 나섰다.

한 달여 동안 발품을 팔자 지하철 방배역 부근 지하 1층, 지상 5층(연면적 2백18평)상가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1층은 상가, 2~4층은 사무실, 5층은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 정도의 건물에는 대개 설치하지 않는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데 마음이 끌려 지난해 10월 6억3천8백만원에 낙찰했다.

낙찰대금은 일단 그동안 사옥을 마련하려고 준비해 두었던 돈으로 충당했다.

3, 4층은 회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나머?층은 보증금 2억9천만원에 월 3백40만원을 받고 세를 놓았다.

자기사옥을 마련한 데다 종전 광화문에 있을 때 보증금 6천만원을 걸고 월 3백만원을 낸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이 건물을 낙찰하는데 낙찰대금과 등기.명도.컨설팅비용 6천여만원을 포함, 7억원이 들었다.

이 건물 보증금과 광화문 건물에서 받은 보증금 합계 3억5천만원을 감안하면 이 건물을 낙찰하는 데 3억5천만원이 들었다.

사무실을 이전하고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홍제동 아파트(32평형)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집도 강남으로 옮기기로 했다.

아파트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낙찰가율도 낮은 연립으로 눈을 돌렸다. 역시 컨설팅 업체 자문으로 방배동에 있는 50평형 빌라에 눈이 갔다.

이 빌라 감정가격은 2억6천만원. 네 번 유찰돼 최저가격이 1억6백만원. 3명과 경쟁해 지난 2월 1억3천1백20만원에 낙찰했다.

선순위 세입자 전세금 7천만원과 등기비 등을 합쳐 2억1천8백만원이 들었다. 따라서 상가건물과 빌라경매 실제 투자액은 5억6천8백만원.

그의 사례는 경매의 정석(定石)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 4월 홍제동 아파트를 판 돈 1억9천5백만원 등으로 세번째 경매도전 준비를 하고 있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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