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4석' 서러움 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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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의원과 지구당 위원장의 부인 1백80명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였다. 경제현황과 남북관계에 대한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4.13총선에서의 노고를 위로하고 대선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행사장엔 '2002년 대선승리' 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위원장 부인들까지 부른 이유에 대해선 "선거전에선 부인들이 절반 이상의 몫을 해내기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2.18공천파동 때도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처음 치른 공식행사가 바로 공천자부인대회였을 정도로 위원장 부인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자리엔 이회창(李會昌)총재,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가 참석했다.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당사로 달려온 李총재는 밝은 웃음을 띠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4석' 야당의 서러움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의석(1백33석)이 과반수(1백37석)에 미치지 못해 총선에서 승리했다지만 국회의장 선출이나 임명동의안 처리에서 번번이 고민하게 된다" 고 털어놓았다.

韓여사도 연단 위에 올랐다. 노란색 투피스 바지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그간 너무 고생이 많았다" 며 "정치인 가족이라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느냐' 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딱 부러지게 답변하지 못할 때가 많을텐데 함께 공부하자" 고 말했다. 韓여사의 인사말 시간은 1분30초쯤 됐다.

이 자리에서 정형근(鄭亨根)의원은 강연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가 김영숙이라고 돼 있으나 사실은 고영희이며 현재 암에 걸려 있는 것으로 안다" 고 해 눈길을 끌었다.

鄭의원은 "金위원장의 답방은 늦어도 내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책임있는 당국자의 전망" 이라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6개월에 한번씩 만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 고 덧붙였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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