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파수꾼] 부산경남역사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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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범어사.왜관.금정산성.동래읍성.봉수대.부산포.함안고분군….

부산경남역사연구소 회원들이 현장을 답사하고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한 부산.경남지역의 중요한 문화재와 유물.유적이다.

역사연구소는 "내 고장 역사를 바로 세우자" 며 1994년 2월 결성했다. 회원은 모두 1백12명. 부산.경남지역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하는 교수.강사.대학원생들.

장동표(張東杓.44.밀양대 교수)소장은 "우리 스스로 내 고장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소중히 지켜나갈 때 전통이 서고 외부로부터도 존경을 받는다" 며 "잘못 알려졌거나 묻혀 있던 역사를 바로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고 말했다.

연구소는 주로 부산.경남에 묻혀 있던 역사의 현장을 찾아 역사적 가치를 정리해 왔다. 현장 확인을 통해 고증한 연구논문들을 모아 '지역과 역사' 라는 책으로 펴내고 있다. 올해 6번째 책을 냈다.

96년에는 '시민을 위한 가야사' 를 발간했다. 시민들이 가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지난해에는 '시민을 위한 부산의 역사' 를 펴냈다. 회원 46명이 쓴 부산의 역사책이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인물.유적을 망라했다.

이 책은 ▶부산포 역사▶역사와 함께 한 부산사람들▶유적을 따라 삶의 흔적을 따라 등 3개 단원으로 돼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부산 역사의 밑바닥까지 알 수 있다. 완월동은 어떻게 생겨났고 동래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張소장은 "역사 연구는 학자들만의 몫이 아니며 시민과 함께 역사를 가꿔 나가야 한다" 며 "그래서 발굴하고 연구한 역사적 사실들은 책이나 강연 등을 통해 빠짐없이 시민에게 알린다" 고 말했다.

연구소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도 18차례 다녀왔다.

지난 6월 25일에는 6.25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거창양민학살 현장을 찾았다. 함안 고분군.울산 처용암.산청 남명 조식선생 사원 등도 둘러봤다.

역사기행 때마다 40~1백20명의 시민들이 참가한다.

연구소는 8월에는 청소년 역사 기행을 갈 계획이다. 중.고생과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지역의 역사현장을 찾아 나선다.

연구소는 시민을 위한 '역사교실' 도 10차례 열어 이슈가 되는 역사문제를 그 때 그 때 짚고 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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