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8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분" 이라고 평가했다. 제시 잭슨 의원 등 미국 하원의 태권도 동호(同好)의원단을 청와대에서 접견하는 자리에서다.
金대통령은 "(자신의 견해와)다른 의견을 금방 이해하고 올바른 것은 수용해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며 金위원장을 합리적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설명했다.
정상회담 이후 金대통령은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金대통령의 이같은 평가는 북한 변화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비공산권 지도자 중 가장 오랜 시간 金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때문이다.
金대통령은 우선 金위원장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뒤집었다. 지난달 22일 국제 한국전 참전 향군연맹 대표단을 만난 金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金위원장의 어려운 결단들이 있었다" 고 치켜세웠다.
서울에 돌아온 직후인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앞으로 대화하며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며 신뢰감을 표시했다.
북한 당국과 주민에 대한 동질성 강조도 金대통령의 단골 메뉴다. 金대통령은 "속을 들여다 보면 북측 사람도 남한 사람과 같이 한 핏줄" (6월 16일 국무회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그리워하며 '이제는 평화롭게 살 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고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북한도 시대의 조류를 어쩔 수 없다. 북한 지도자들도 많이 알고 깨닫고 있었다" (6월 19일 국군모범용사 부부 다과회)면서 이러한 변화가 북한 당국자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인식 변화를 전제로 金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