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국내 해커 대회 최고 입상 'CRlab' 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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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1등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아 기쁩니다.

"

최근 국내 해커들이 총집결해 실력을 겨뤘던 '정보보호 올림페어' 에서 2등상을 받은 'CRlab' 팀의 송인경(29.팀장).홍민표(25).기영호(26).강동훈(22)씨는 정보보안 벤처기업인 사이버리서치(http://www.cybereaserch.co.kr)의 직원들이다.

이들이 회사에서 하는 일은 고객사 사이트에 허점이 있는지 찾아내 보완책을 마련해 주는 것. 자신들의 실력을 확인하는 한편 홍보도 겸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선 아쉽게도 1등상 수상자가 없었다.

"대회 마지막 1시간은 그야말로 혈전이었죠" 국내 최고수 중 한명인 '오하라' 등 다른 선수들이 대회 서버의 홈페이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비장의 기술로 실력을 발휘했다고 자랑한다.

대학을 휴학 중이거나 중퇴한 채 네트워크와 함께 살아 온 이들은 해커 출신의 이 회사 임원들의 권유로 차례차례 입사했다.

홍민표씨는 " PC방과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훌륭한 장비와 스스로의 능력을 의미있는 일에 쓸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고 말했다.

이들의 생활은 주경야독의 연속. 회사 업무를 마치면 유명 해킹 사이트의 정보를 취합.연구하고 적용하는 일이 반복된다.

밤을 꼬박 새는 것은 다반사고, 일의 성격상 자칫 '위법' 을 범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일도 벌어진다.

이들은 "국내 네트워크는 우리 정도의 해커에게는 무방비상태나 마찬가지" 라고 지적한다.

특히 그동안 국제 해커집단의 경유지로 활용돼 온 대학전산망.PC방이 문제이며, 수많은 서버가 몰려 있는 데이터센터들도 의외로 취약하다고 우려한다.

CRlab팀은 오는 20일 대전 KAIST에서 열리는 '정보보호 올림페어 워크숍' 에 참석해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이 구사한 기술을 소개한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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