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산’신선우도 계산 안 나오는 S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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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우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답이 안 보이는 SK다. ‘신산(神算)’ 신선우 감독도 계산이 안 나온다. SK는 27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모비스에 56-85로 졌다. 29점 차로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 타이이자, 팀 최다인 9연패다. SK는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최하위로 추락했다.

SK는 지난 25일 신선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김진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한 이후 9일 만이다. 프로농구 통산 감독 최다승(334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신 감독은 ‘신의 경지에 이른 철저한 계산으로 작전을 짠다’고 해서 ‘신산’이라는 별명이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의 SK 신고식은 혹독했다. SK는 신 감독이 처음 벤치에 앉은 26일 KT&G와 원정 경기에서 79-84로 졌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팀 최다 점수차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SK는 최근 18경기에서 8연패 뒤 1승, 다시 9연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SK는 주희정·방성윤·김민수 등 호화 라인업을 갖추고도 꼴찌로 내려앉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 초반에는 주전들의 줄부상이 문제였다. 김진 전 감독은 시즌 초반 “차라리 내가 대신 다쳤으면 좋겠다”며 울상이었다. 하지만 주전들이 모두 돌아온 이후에도 SK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조직력,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를 향해 달려드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결과는 ‘총체적인 난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빅맨 김민수는 포스트를 멀리 한 채 외곽을 겉돌고 있다. 골 밑이 부실하다 보니 슈터 방성윤의 공격력이 죽었다. 결국 방성윤과 김민수의 활동 영역이 겹쳐 어정쩡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속공이 잘 돼야 신바람을 내는 주희정은 발이 느린 외국인 선수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날 모비스를 상대로 주포 방성윤은 5득점, 김민수는 8득점에 그쳤다. 주희정의 어시스트는 단 2개였다. 수비보다는 공격으로 먹고살아야 할 SK는 득점 10위(76.13점), 야투 성공률 9위(48.0%), 자유투 성공률 10위(66.2%)로 각종 공격 관련 기록에서 바닥을 헤매고 있다.

뒷심 부족도 문제다. 이날 4쿼터 후반 승부가 갈리자 모비스가 벤치 멤버들을 대거 내보냈는데, SK는 35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도 오랜만에 코트를 밟은 상대 선수에게 가로채기를 허용했다. 허술한 수비로 일관한 SK는 모비스에 16개의 가로채기를 내줬다.

신 감독은 “부상이 이어지다 보니 주전들의 체력과 컨디션이 아직도 정상이 아니다”며 “외국인과 국내 선수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스피드가 좋은 외국인 선수를 찾아서 교체한 뒤 주희정을 중심으로 한 속공 농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KCC는 원주 원정에서 동부를 86-77로 이기고 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대구 원정에서 오리온스를 77-68로 이겼다.

이은경 기자


◆전적 (27일)

▶대구
오리온스(8승21패) 68-77 삼성(15승14패)

▶울산
모비스(22승8패) 85-56 SK(8승22패)

▶원주
동부(18승12패) 77-86 KCC(20승10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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