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인사청문회] 쟁점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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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입법부의 사법부 검증이 이뤄진다. 6, 7일 이틀간 실시될 국회의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통해서다.

청문회 위원들은 6명의 대법관 후보에 대해 내실있는 검증을 다짐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도 '청문회 무용론' 까지 제기된 이한동(李漢東)총리 청문회 때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라고 지시했다.

대법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과거 판례를 일일이 따지기보다 인권의식이나 기본권에 대한 소신 등 법관으로서의 됨됨이를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는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원내총무는 "인사청문회는 비리청문회와 다름을 야당 의원들이 인식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청문회는 6일 이규홍(李揆弘).이강국(李康國).손지열(孫智烈)대법관 후보, 7일에는 박재윤(朴在允).강신욱(姜信旭).배기원(裵淇源)후보를 상대로 실시된다.

이규홍 후보의 경우 기아.한보 등 부실기업 관련자들 재판에서 너무 관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았는지 추궁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강국 후보에 대해선 검찰권 독립에 대한 소신을 묻는 질문이 나올 것 같다.

그가 1997년 검찰의 정치성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검찰임용에서 탈락한 사법연수원생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손지열 후보의 경우 '남매간첩단 사건' 관계자에 대한 보안관찰처분 취소 판결을 내려 '지나치게 진보적이지 않은가' 라는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윤 후보는 '삼성SDS 신주발행 절차에 하자가 없다' 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친(親)재벌적' 이라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을 확률이 높다.

배기원 후보는 시민단체들로부터 '무난한 후보'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검찰 출신으로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김강룡의 고관집 절도사건 등을 처리한 강신욱 후보는 여야 위원들이 집중 추궁을 벼르고 있다. 임명동의안 처리일은 10일이다.

민주당에선 소장파 의원 등이 자유투표를 주장하나 지도부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6명 모두 찬성하겠다" 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방침이다.

이상일.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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